여행은 인생의 순간을 기록하는 최고의 시간이며, 그 순간을 생생하게 담아내는 핵심 도구가 바로 카메라입니다. 하지만 수많은 카메라 중 어떤 기종과 렌즈를 선택해야 할지는 사진가에게 늘 고민거리죠. 이번 글에서는 여행 사진가들이 실제로 많이 사용하는 카메라 조합(바디+렌즈+액세서리)을 중심으로, DSLR과 미러리스 각각의 장단점, 그리고 휴대성과 화질의 균형을 맞춘 최적의 조합을 제시하겠습니다.
DSLR 여행 조합: 견고함과 배터리 효율의 완벽한 밸런스
여행 사진가 중에는 여전히 DSLR을 고수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 이유는 배터리 지속력, 내구성, 안정된 조작감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조합으로는 Canon EOS 6D Mark II + EF 24-105mm f/4L IS II USM 구성이 있습니다. 이 조합은 풀프레임의 깊은 색감과 L렌즈의 선명한 디테일을 동시에 제공합니다. 풍경, 거리, 인물 모두 무난하게 촬영할 수 있는 다용도 세팅이죠. 또 다른 인기 조합은 Nikon D750 + 24-70mm f/2.8G입니다. 이 구성은 ‘표준 줌렌즈의 교과서’라 불리며, 전천후 촬영이 가능합니다. 특히 D750의 뛰어난 다이내믹 레인지 덕분에 하늘과 지면의 노출 차가 큰 여행지에서도 색 손실이 적습니다. DSLR의 장점은 즉각적인 셔터 반응과 직관적 조작성입니다. 배터리 한 개로 1,000장 이상 촬영이 가능하며, 극지방이나 사막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작동을 보여줍니다. 단점은 역시 무게입니다. 바디와 렌즈를 합치면 2kg을 넘는 경우도 있어 장시간 이동 시 피로감이 생깁니다. 그러나 삼각대를 세우고 신중히 촬영하는 여행자라면 DSLR은 여전히 최고의 동반자입니다.
미러리스 여행 조합: 가볍고 스마트한 하이브리드 시스템
최근 몇 년 사이 여행 사진가들 사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분야는 미러리스 카메라입니다. 휴대성과 화질을 모두 잡은 하이브리드 시스템 덕분이죠. 가장 추천되는 조합 중 하나는 Sony α7C II + FE 24-105mm f/4 G OSS입니다. 이 조합은 풀프레임이면서도 바디가 가볍고, 렌즈 손떨림 보정(OIS)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특히 α7C II의 AI 기반 피사체 인식 AF는 여행 중 스냅 촬영에서 탁월한 성능을 보입니다. 또한 Canon EOS R8 + RF 35mm f/1.8 Macro IS STM 구성도 여행용으로 완벽합니다. 이 조합은 밝은 단렌즈 덕분에 야경과 인물 사진에 강하고, 렌즈가 가벼워 휴대성이 뛰어납니다. 후지필름의 X-S20 + XF 18-55mm f/2.8-4 R LM OIS 조합도 인기가 높습니다. 필름 감성의 색 재현과 손떨림 보정 기능이 결합되어 있어 여행 사진뿐 아니라 영상 촬영에도 적합합니다. 미러리스는 Wi-Fi 전송, 실시간 노출 미리보기, 눈동자 추적 AF 등 디지털 편의 기능이 뛰어나며, 여행 중 즉석 SNS 업로드에도 강점을 보입니다. 단점은 배터리 지속시간이 DSLR보다 짧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예비 배터리 2개만 챙긴다면 장거리 여행에서도 충분히 커버할 수 있습니다. 결국 미러리스는 ‘가볍게, 빠르게, 스마트하게’ 기록하려는 여행자에게 최적화된 시스템입니다.
렌즈와 액세서리 선택: 상황별 완벽한 조합
카메라 본체만큼 중요한 것이 렌즈 선택입니다. 여행에서는 다양한 장면을 마주하기 때문에, 한 개의 렌즈로 모든 상황을 커버하기 어렵습니다. 가장 다용도로 사용되는 렌즈는 24-105mm 줌렌즈입니다. 광각부터 망원까지 대응 가능하며, 인물과 풍경 모두 커버할 수 있습니다. 도시나 골목 사진을 많이 찍는다면 35mm 단렌즈를 추천합니다. 시야각이 자연스러워 일상의 감성을 담기 좋고, 조리개가 밝아 야간 촬영에도 유리합니다. 자연경관 중심의 여행이라면 16-35mm 광각렌즈가 좋습니다. 광활한 산맥, 해안선, 사막 등에서 원근감이 극대화됩니다. 망원 렌즈를 사용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사파리 여행이나 인물 중심 촬영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70-200mm f/4 정도가 이상적입니다. 액세서리로는 카메라 스트랩, ND필터, 여행용 삼각대, 예비 배터리, SD카드 2개 이상을 필수로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카메라 백팩 선택도 중요합니다. 장시간 이동하는 여행에서는 방수, 충격 흡수, 허리 지지대가 있는 모델이 체력 소모를 줄여줍니다. 여행 사진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이동 중의 감정과 순간의 빛을 담는 예술입니다. 따라서 장비 선택의 기준은 ‘가장 비싼 것’이 아니라 ‘가장 자주 들고 나갈 수 있는 조합’이어야 합니다.
여행 사진가에게 완벽한 카메라 조합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핵심은 균형입니다. DSLR은 안정성과 신뢰성을, 미러리스는 민첩함과 편리함을 제공합니다. 렌즈는 다용도 줌렌즈 하나, 밝은 단렌즈 하나면 충분합니다. 중요한 건 장비가 아니라, 그 장비로 얼마나 자주 촬영하느냐입니다. 여행은 순간의 예술이기에, 카메라의 무게보다 셔터를 누를 용기가 더 중요합니다. 가볍게 챙기고 자주 찍으세요. 그것이 최고의 카메라 조합을 완성하는 비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