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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필름 vs 35mm필름 (화질, 무게, 현상비용)

by Rich Auntie Vibes 2025. 10. 27.

중형필름들의 사진

필름 카메라 세계에서 가장 큰 구분은 필름의 크기입니다. 35mm 필름은 누구에게나 친숙한 표준 규격이며, 중형필름은 전문가와 예술가들이 선호하는 고급 포맷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두 필름은 단순히 크기만 다른 것이 아니라, 화질, 무게, 촬영 스타일, 현상 비용 등 다양한 측면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중형필름과 35mm필름의 구조적 특징과 화질 차이, 휴대성과 무게, 그리고 현상비용까지 세밀하게 분석하여 사진가가 어떤 기준으로 포맷을 선택해야 하는지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화질 비교 – 이미지 크기와 해상도의 결정적 차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차이는 필름 크기 자체입니다. 35mm 필름의 이미지 면적은 약 24×36mm로, 디지털 풀프레임 센서와 유사한 크기를 가집니다. 반면 중형필름은 6×4.5cm, 6×6cm, 6×7cm 등 다양한 규격이 있으며, 면적이 35mm보다 최대 4배 이상 큽니다. 이 차이는 단순히 크기뿐 아니라 해상도, 입자 표현, 색 재현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필름은 감광유제 위에 은염 입자가 분포된 아날로그 매체입니다. 즉, 입자의 밀도가 높을수록 더 세밀한 표현이 가능하며, 더 큰 필름일수록 더 많은 입자를 포함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중형필름은 35mm보다 훨씬 넓은 다이내믹레인지와 깊은 계조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풍경사진이나 인물사진을 인화할 때, 중형필름은 피부의 미세한 명암 변화나 하늘의 질감을 훨씬 부드럽게 보여줍니다.

중형필름은 그레인(Grain) 크기에서도 확실한 우위를 가집니다. 동일한 ISO 감도의 필름을 사용하더라도, 필름 면적이 크기 때문에 입자가 상대적으로 더 작게 인식됩니다. 즉, ISO 400 필름을 쓴다 하더라도 35mm에서는 입자가 거칠게 보이지만, 중형에서는 훨씬 매끄럽게 표현됩니다.

또한, 인화 크기에서도 큰 차이를 보입니다. 35mm 필름으로 A3 이상 크기로 인화하면 화질 저하가 눈에 띄지만, 중형필름은 A2 이상 대형 인화에서도 선명함을 유지합니다. 그래서 광고사진, 잡지 화보, 예술 작품 제작 등 대형 인화가 필요한 분야에서 중형필름이 선호됩니다.

하지만 화질이 좋다고 해서 항상 중형이 정답은 아닙니다. 중형은 초점 심도가 얕고, 조리개 조절이 까다롭기 때문에 빠른 스냅이나 다큐멘터리 촬영에는 불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35mm는 기동성 중심의 다목적 포맷, 중형은 품질 중심의 예술 포맷이라 구분할 수 있습니다.

무게와 휴대성 – 현실적인 사용성의 차이

필름 크기가 커지면 카메라의 크기와 무게도 비례적으로 증가합니다. 35mm 카메라는 보통 500g~1.2kg 사이이며, 렌즈를 포함해도 비교적 가벼운 편입니다. 반면 중형 카메라는 바디만 1.5kg 이상이며, 교환렌즈까지 포함하면 2kg을 넘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35mm 시스템인 니콘 FM2는 약 540g이지만, 중형 카메라인 마미야 RB67은 2.7kg에 달합니다.

무게 차이는 단순한 불편함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중형카메라는 크기가 크고 셔터 충격이 강해 삼각대 사용이 필수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여행이나 일상 스냅에서는 부담이 크며, 대신 스튜디오 촬영이나 풍경사진처럼 고정된 환경에서 진가를 발휘합니다.

또한 프레임 수의 차이도 중요합니다. 35mm 필름은 한 롤당 36컷을 촬영할 수 있지만, 중형필름(120필름)은 규격에 따라 10~15컷 정도밖에 촬영하지 못합니다. 이는 현장 대응력과 경제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즉, 35mm는 연속 촬영이나 순간 포착에 강하고, 중형은 신중한 구도 설계와 완벽한 한 컷에 집중하는 스타일에 적합합니다.

무게뿐 아니라 뷰파인더 구조도 다릅니다. 중형카메라 대부분은 허슬블라드나 롤라이플렉스처럼 웨이스트레벨 파인더(허리 위에서 보는 방식)를 사용합니다. 이 방식은 피사체와의 시선 높이가 달라 독특한 시각적 구도를 만들어주지만, 빠른 촬영에는 불리합니다. 반면 35mm 카메라는 눈높이 뷰파인더를 사용해, 인체공학적으로 편하고 반응성이 좋습니다.

결국, 무게와 휴대성 측면에서 35mm는 ‘움직이는 사진가’, 중형은 ‘머무는 사진가’에게 맞는 시스템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 장의 완성도에 집중하는 중형의 묵직함과, 순간을 담아내는 35mm의 경쾌함은 사진 철학의 차이로 이어집니다.

현상비용과 유지비 – 경제성과 접근성의 현실

필름 카메라를 꾸준히 사용하기 위해서는 현상비용과 필름 구입비용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중형필름은 화질이 우수한 만큼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필름 자체의 가격부터 차이가 시작됩니다. 35mm 필름 한 롤(36컷 기준)이 약 1만 원 내외라면, 중형용 120필름은 10~15컷임에도 불구하고 1.5만~2만 원 수준입니다.

현상 비용도 필름 크기에 따라 다릅니다. 일반적인 C-41 컬러 네거티브 기준으로, 35mm 현상은 약 4천~6천 원 수준이지만, 중형은 7천~1만 원 정도가 필요합니다. 슬라이드 필름(E-6)의 경우 35mm는 8천 원, 중형은 1.2만 원 이상으로 올라갑니다. 흑백 현상도 중형이 약 20~30% 정도 더 비싸며, 인화나 스캔까지 포함하면 차이가 더 커집니다.

스캔 역시 비용 차이가 존재합니다. 35mm 필름은 한 롤당 기본 스캔이 5천~1만 원이지만, 중형은 컷 수가 적음에도 해상도가 높기 때문에 1만~1.5만 원 정도입니다. 고해상도 스캔(6000DPI 이상)을 원하면 컷당 비용으로 청구되어, 전체적으로는 중형이 2배 이상 비싸지는 경우도 흔합니다.

장비 유지비 측면에서도 중형은 부담이 큽니다. 35mm는 배터리, 필름, 렌즈 구하기가 쉽지만, 중형은 교체 부품이 한정적이며 관리가 어렵습니다. 특히 RB67이나 브로니카 같은 시스템은 셔터나 미러 쿠션 교체 등 유지보수에 추가비용이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진가가 중형을 선택하는 이유는, 그 결과물이 주는 압도적인 퀄리티와 존재감 때문입니다. 경제성 면에서는 35mm가 효율적이지만, 작품성을 추구한다면 중형의 비용은 투자 가치가 충분합니다. 결국 어떤 포맷이 ‘좋다’기보다, 사진의 목적과 표현 의도에 따라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합니다.

중형필름과 35mm필름은 단순한 크기 차이를 넘어 사진 철학의 차이를 반영합니다. 35mm는 이동성과 즉흥성이 강한 도구이며, 중형은 정교함과 예술성을 표현하기 위한 매체입니다. 현상비용과 무게에서 오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중형이 사랑받는 이유는 그 깊이와 질감이 ‘시간의 기록’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사진가에게 중요한 것은 장비가 아니라, 어떤 감정과 의도를 담고 싶은가입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바로 당신에게 맞는 필름 포맷을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